“설마 내가?” 보이스피싱 관련 뉴스를 보면 늘 남의 일 같지만, 제가 직접 계좌 지급정지를 당해보기 전까진 정말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제가 경험한 ‘보이스피싱 연루로 인한 계좌 지급정지’ 사건을 바탕으로, 실제로 어떻게 대응했는지, 어떤 점이 중요했는지 자세히 공유드릴게요.
사건 개요
2025년 4월 초, 저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네이버 카페)를 통해 ‘헬로바인’이라는 닉네임의 사용자와 파이코인 및 테더(USDT) 거래를 시작했어요. 거래 방식은 단순했습니다. 상대방이 먼저 입금을 하고, 저는 입금 확인 후 테더를 송금해주는 구조였고, 약 2억 원가량의 거래가 여러 번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4월 말, 케이뱅크 계좌가 지급정지되었다는 문자를 받았고, 은행 측에서는 “보이스피싱 피해금 연루로 인해 금융기관의 요청에 따라 조치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시 저는 경찰서나 수사기관으로부터 직접적인 연락은 전혀 받지 않은 상태였어요.
초기 대응 – 당황하지 말고 ‘기록 보존’과 ‘선제 대응’
처음엔 막막했지만, 다행히 저는 그동안의 모든 거래 기록을 철저히 남겨두는 습관이 있었어요.
- 카카오톡 대화 내용 (입금 내역 및 거래 전 약속 내용 포함)
- 모든 입금 내역의 계좌번호와 금액 캡처
- 테더 송금 주소 및 이체 시간 정리
이런 자료들은 보이스피싱 공범으로 오해받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증거입니다. 저처럼 단순 거래자일 경우, 수사기관은 ‘사기방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판단할 수 있는데, 이 때 무혐의 처분을 받으려면 “선의의 거래자”임을 명확히 입증해야 합니다.
대응 과정 중 배운 핵심 포인트
- 계좌 지급정지는 곧바로 범죄자가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런 대응 없이 시간을 끌면 실제 기소나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어요. 저는 지급정지 다음 날 바로 관할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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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서에는 다음 내용을 포함했어요:
- 저는 거래 상대방의 자금이 범죄자금임을 몰랐고, 매번 정상적으로 입금 확인 후 거래했다는 점
- 모든 거래기록과 대화 내역, 입금 내역 등 증빙자료를 첨부
- 계좌 지급정지 조치가 억울함을 호소하고, 성실히 수사에 임할 의지를 명시
- 법률 전문가 상담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특히 계좌에 있는 금액을 지키고 싶다면, ‘무혐의 처분’을 받는 것이 관건입니다.
피해자들에게 돈을 돌려주면 끝나는 걸까?
제가 변호사를 통해 알게 된 점 중 하나는, 피해금 반환은 형사책임을 면제해주진 않지만 ‘양형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다는 겁니다.
즉, “나는 몰랐다. 입금받고 코인 보내줬을 뿐이다”라는 진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다만, 피해자가 자금을 되찾으면 경찰이나 검찰이 기소유예 또는 불입건으로 종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내 경험을 통해 정리한 대응 방법
- 거래 내역, 대화 캡처 등 증거자료 정리 (엑셀로 거래 시간, 금액, 주소까지 정리하면 베스트)
- 지급정지 안내 받은 즉시 경찰서에 자진 진정서 제출
- 피해자 변제 가능한 경우, 일부 반환도 긍정적으로 작용
- 형사전문 변호사 상담 권장 – 사건 초기대응이 ‘무혐의’ 여부에 큰 영향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보이스피싱 피해금이라는 걸 몰랐으면 책임 없지 않나요?
→ 아니요. ‘몰랐어도 부주의했다’는 이유로 사기방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도나 인식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면 무혐의 가능성
높아집니다.
Q2. 수사기관에서 연락이 없는데 기다려야 하나요?
→ 기다리기보다는 먼저
자진해서 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것이 적극적인 방어가
됩니다. 이후 수사 시 ‘성실히 협조한 태도’도 유리하게 작용해요.
Q3. 계좌에 있는 돈은 돌려받을 수 있나요?
→ 무혐의 처분을 받을 경우, 금융기관이 지급정지를 해제하고
계좌가 복구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 변제가 이뤄졌다면 더 빠르게 해제되기도
합니다.
이런 분들께 정보가 도움이 됩니다
- 가상자산(Pi, 테더 등) 거래 중 계좌 지급정지를 당한 분
- 보이스피싱 연루 의심을 받았으나 본인은 몰랐던 상황
- 경찰 수사를 앞두고 대처 방법을 고민하는 분
- 거래 상대방에 대해 아무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자금이 오간 경우
보이스피싱에 연루된 계좌는 단순 지급정지로 끝나는 경우도,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증거 정리 + 선제적 진정서 제출 + 법률 상담을 통해 빠르게 사건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비슷한 상황에 놓이신 분들께 제 경험이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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